수레바퀴 꼬마 도둑 / 김주선 엄마의 지갑에서 동전 한 닢 손댄 적 없던 내가 이종사촌 오빠의 책장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 중학생일 무렵 여름방학 때 원주에 사는 이모네 집에 놀러 갔다가 맘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오빠가 부러웠다. 소아마비를 앓고 있어 책 읽는 일로 소일하던 오빠였다. 아마도 내가 앙큼한 책 도둑인 걸 알았을 것이다. 돌려줘야지 생각은 했지만, 물놀이 사고를 당해 이모의 가슴에 묻히는 바람에 책은 본의 아니게 유품이 되었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를 볼 적마다 술에 취한 채 강가를 걷다가 물에 빠져 의문
강명구는 마라톤으로 제주에서 출발하여 로마까지 뜁니다. 이 시간 현재 인도입니다. 저는 강명구의 허락을 받아 그의 기록을 여기에 연재합니다.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50 (나는 꽃이 아니다. 불꽃이다.) 내 영혼에는 쥐구멍처럼 하루 종일, 태어나서 지금까지 볕이 안 드는 곳이 있다. 그 쥐구멍 속에 웅크려 있는 나는 겁이 많고 불안하고 초조하고 위험한 존재이다. 인도의 길 위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그 구석구석 볕을 쬐어주고 있다. 양말 두 켤레를 사고 계산을 마치고 돌아 나와서 한참을 왔는데 누군가 헐레벌떡 뛰어오면서
콘서트홀에 들어가니 분홍색 프로그램북을 손에 쥔 여성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꽤 많은 관객들이 군집해 있었다. 죽음과 인생회환, 화자정리라는 무거운 주제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말러 교향곡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일련의 관객층이어서 의아했다. 한편으론 코로나 시대에 이렇게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원하는 3-40대 여자분들이 많은 걸 보고 반갑고 설레었다. 그런데 '천상의 노래'란 제목과 분홍색 디자인의 프로그램북과는 아무래도 따로 노는 거 같아 다시 보니 옆 IBK홀에서의 JTBC 팬텀싱어 3 우승팀 라포엠의 멤버인 카
연일 37도에 육박하는 폭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확진자 수 천명을 넘어 2천 명이라는 숫자에 인접하면서 꺾이지 않는 코로나의 맹렬한 기세, 사는 게 지옥인가? 우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야 하고 어디서 마음의 고요와 안정을 찾아야 할까? 귀의의 대상은? 그저 어서 빨리 구원받고 벗어나고 싶다. 이 더위와 감염병의 공포로부터...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찜통 속에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인내를 강요받는 2021년 7월의 끝자락....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R. 슈트라우스와 말러를 통해 잠시나마 현실
며칠 전 카이스트에서 '자동재생악보'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SK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와 식사를 했다. 음악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 까지 칠 줄 아는 수준급의 연주자요 웬만한 음악인 못지않은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으며 더군다나 석사는 스탠퍼드 대학교 CCRMA 컴퓨터를 전공했다고 하며 프랑스의 IRCAM (Institute for Research and Coordination in Acoustics/Music) 현대음악/음악 연구소까지 다녀왔다고 하니 음향과 기술의 접목하려는
이제 홈쇼핑을 통해 책을 구입하는 시대이다. 홈쇼핑 업체와 출판사가 손을 잡고 북토크 TV쇼 형태로 책을 광고하고 파는 형태이다.도서출판 문학동네는 디지러 홈쇼핑 업계 선두주자 K쇼핑과 함께 업계 최초로 홈쇼핑 북 토크쇼 'K의 서재'를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학습물이나 아동 전집류가 아닌 문학작품을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서점을 방문하기 힘든 상황과도 맞아들 듯하다.문학동네의 북토크 홈쇼핑 첫 번째 책은 신간 '데미안' 특별판이다. 헤르만 헤세의 고전으로 따로 설명이 필요
13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현황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을 분석한 자기계발서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이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TV 드라마 원작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전주보다 2계단 상승하여 2위에 올랐다.그 외 '데미안', '작은 아씨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등 10권 이내 책이 일부 자리를 교체했다.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의 행복 찾기 에세이 '1cm 다이빙', 초판 발간 10년 만에 '10만부 기념 스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상 4관왕 달성의 힘으로 '기생충 각본집 & 스토리북 세트'가 1위를 기록했다.영화 각본집·스토리북이 영화 관계자들이나 '덕후'수준 팬들의 수요를 넘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28일 발표한 교보문고 2월 넷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러 순위를 보면 가수 양준일의 에세이 '양준일 Maybe'가 전주 발간되자마자 1위를 차지한 뒤 2위로 내려섰고 부동산 강의 채널을 운영하며 팬덤을 형성한 재테크 전문가 박홍기의 '디레버리징'이 처음 진입해 3위로 이름을 올렸다.방송이나 드라마의 후광을 입
아카데미상 4관왕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기생충 각본집&스토리북'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14일 교보문고는 2월 둘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지난해 10월 출간된 이 책이 아카데미상 발표 이후 판매가 급증해 47위로 첫 진입했다고 밝혔다.인터넷서점 예스24와 알라딘 역시 아카데미상 발표 직후 일일 집계에서 이 책이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영화 관계자가 아니라면 관심을 갖기 어려운 내용, 3만7천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생충 열풍'으로 영화 팬들이 망설이지 않고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교보문고
'트렌드 코리아 2020'의 기세는 새해에도 꺾이지 않았다.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은 교보문고가 10일 발표한 1월 첫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11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방송에 소개되며 상승세인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이 두 계단 올라 9위로 진입, 10위 이내 상위권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스테디셀러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는 연말에 출간하여 전주와 같은 2,3위를 지켰다.'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은 밀리언셀
세계문학전집 출간 10주년 기념 표지 재단장 특별판을 완간했다고 도서출판 문학동네가 밝혔다.2019년 9월 5종을 출간한 데 이어, 나머지 5종을 펴냈으며 이는 지금까지 출간한 전집 중 10종만 엄선한 양장 한정판이다.소설가 김영하가 옮긴 '위대한 개츠비',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헤르만 헤세' 데미안', 톨스토이 명작 '안나 카레니나'가 포함됐다.앞서 헤르타 뮐러 '숨그네', 레이먼드 카버 '대성당',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파트리크 모디아노 '어두
상위 10위권 변동이 크게 없는 가운데 일부 순위만 변화가 있을 뿐 몇몇 서적이 장기 베스트셀러로 굳어지는 모양세다.20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12월 둘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이 8주 연속 1위를 지켰다.'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가 '톱 10'에 진입한 유일한 책이다.스테디셀러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2종이 각각 25위, 79위로 올라 시선을 끌었다. '데미안'은 10~20대 독자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받고는 있었지만 갑자기 순위가
다양한 주제에 걸쳐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번역한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와 박지원 작가가 10차례에 걸쳐 한 대담이 책으로 탄생했다. 박홍규 명예교수는 40여년간 노동법 분야를 비롯하여 미셸 푸코에서 빈센트 반 고흐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다.대담은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여름까지 이뤄졌으며 주된 소재는 '르네상스적 인간'인 박 교수의 독서 편력이다.진보적 법학자로서 독재, 사법부, 재벌에 분노하며 겉으로 사회정의를 외치며 뒤로 자신의 주머니를 채워온 '민주인사들'에게 분노했다.그는 우리 사회의 '끼리끼리'와 '패거리'를 증
[미디어피아] 안치호 기자= 『데미안』 출간 100주년을 맞아 헤르만 헤세의 문학이 재조명 받는 가운데 최희영 대표 외 57인 글, 전찬일 기획 『내 삶에 스며든 헤세』(라운더바우트 2019)가 발간됐다. 1877년에 태어나 1962년 85세의 일기로 타계한 헤르만 헤세의 작품 『데미안』 출간 100주년을 맞았다.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 중반까지 85년 동안 살며 58년에 걸쳐 수많은 작품을 상재했던 헤세. 이를 기리고자 사회 명사 58인이 헤세 문학을 위해 모였다.책은 박노해 시인의 헌시로 시작된다. 강은교, 김경주, 이외수